
VR심리치료가 전국 교정시설에서 본격 도입된다. 법무부는 가상현실(VR) 기반 심리치료 시범운영 결과 수형자의 인지왜곡 개선과 공격성 감소, 공감능력 향상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7월 말부터 전국 11개 교정기관으로 운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성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범죄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활용해 수형자가 범죄 당시 피해자의 시선을 직접 체험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집단 심리치료와 연계해 몰입도를 높이고 자신의 행동과 왜곡된 사고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성폭력 6종, 스토킹 4종, 아동학대 4종, 가정폭력 4종 등 총 18종의 VR 콘텐츠를 개발했으며, 전국 9개 교정기관에서 수형자 392명을 대상으로 효과를 검증했다. 기존 집단 심리치료만 실시한 집단과 비교한 결과, VR 프로그램 참여 집단은 인지왜곡 개선과 공격성 감소, 공감능력 향상 등 주요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더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성폭력 분야에서는 인지왜곡 개선율이 18.1%로 일반 심리치료 집단(9.0%)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공격성 감소와 공감능력 향상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스토킹과 아동학대, 가정폭력 분야에서도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참여 수형자들의 반응도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줬다. 한 참여자는 “장면이 너무 생생해 당시로 돌아간 것 같았고, 과거의 나를 마주하는 것이 부끄럽고 힘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학대 장면을 보며 아이가 느꼈을 두려움과 공포를 처음으로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전국 11개 교정기관에서 VR 심리치료를 본격 운영하고, 운영 결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범죄 유형별 콘텐츠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축적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재범 방지 중심의 교정심리치료 체계를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가상현실 기반 심리치료는 수형자가 자신의 행동과 왜곡된 사고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피해자의 관점을 현실감 있게 체험하도록 함으로써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심리치료 기법”이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건전한 사회복귀와 재범방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현실 기술이 교정행정에도 본격적으로 접목되면서 처벌 중심을 넘어 행동 변화와 회복을 지원하는 교정 패러다임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을 높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재범 예방과 안전한 사회 복귀를 위한 새로운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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