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전쟁 순직 교도관의 마지막 기록을 찾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교정 공무원들의 희생을 복원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대한검정회와 11일 국가기록물 번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6·25전쟁 당시 순직하거나 납북·행방불명된 교도관들의 추가 발굴과 기록 정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쟁 당시 교정시설을 지키고 국가질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희생됐지만, 관련 기록이 충분히 발굴·정리되지 않아 역사에서 잊힌 교도관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교정본부와 대한검정회는 국가기록원에서 확보한 당시 자료와 한자로 작성된 공문서 등을 전문적으로 번역하고 해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교도관들의 행적과 희생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고, 번역된 교정 관련 기록을 토대로 순직 교도관 명단을 다시 정비하는 한편 관련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도 추진한다.
6·25전쟁 당시 교정시설은 전쟁이라는 국가적 혼란 속에서도 수용자 관리와 시설 방호라는 본래의 기능을 유지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도관이 자신의 안전보다 직무를 우선했으며, 일부는 순직하거나 납북·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시 작성된 자료 상당수가 한문 또는 한자 중심의 기록으로 남아 있어 그동안 체계적인 발굴과 정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6·25전쟁 제76주년을 맞아 “6·25전쟁 혼란 속에서 숭고한 사명을 다한 167명 영웅교도관들을 기억하며, 이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결코 잊히지 않도록 계속해서 찾아내고 기록하며 합당한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홍연 교정본부장은 협약식에서 “대한민국 교정의 역사는 국가가 가장 어려웠던 시절, 자신의 자리에서 끝까지 책임을 다한 선배 교도관들의 헌신 위에 세워졌다”며 “이번 대한검정회와의 협력을 통해 잠들어 있던 기록을 깨워 한 분이라도 더 가족의 품과 역사의 기록으로 모셔 오겠다”고 말했다.
이권재 대한검정회 이사장도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기록을 되살리는 뜻깊은 일에 전문 역량을 보탤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자로 남겨진 방대한 기록을 면밀하게 해석해 희생자들의 공적이 후대에 올바르게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한자교육연구회·대한검정회는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과 한자·한문 교육의 연구·개발·보급을 목적으로 1996년 설립된 기관이다. 이번 협약에서는 이러한 한자·한문 해석 역량이 국가기록의 역사적 복원이라는 공공의 목적과 연결된다.
이번 작업의 의미는 단순히 명단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한 사람의 이름과 마지막 행적을 확인한다는 것은 한때 국가를 위해 일했던 한 공무원의 삶을 역사 속에서 다시 호명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에게조차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던 기록이 발견된다면, 국가기록은 과거의 문서에서 한 사람의 삶을 기억하는 증언으로 바뀌게 된다.
교정본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잊힌 영웅’들의 역사를 복원하는 동시에 현직 교정 공무원들에게는 직업적 자긍심을, 국민에게는 교정행정이 국가의 위기 속에서 감당해 온 역할과 희생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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