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지뢰 매설 정전협정 위반이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고 당시 폭발한 지뢰 2발의 북한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현장에서 추가로 발견된 북한 지뢰 1발을 근거로 한 판단이라는 점에서 조사 범위에는 차이가 있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는 30일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강현우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대북 입장 발표에서 지난 21일 정상적인 수색작전을 수행하던 한국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이 경상을 입은 사고가 북한군 지뢰에 의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북한에 국경선 일대 요새화 작업 등 긴장을 높이는 활동을 중단하고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강 본부장은 향후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경우 한국군이 대응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엔사도 이날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정전협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한국군과 함께 진행한 DMZ 현장조사 과정에서 MDL 남쪽에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 수지 재질의 반보병지뢰 1발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만 유엔사의 판단은 사고 당시 폭발한 지뢰 2발과는 구분된다. 현장에서 새롭게 발견된 북한 지뢰 1발이 MDL 이남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폭발한 지뢰 2발이 모두 북한군이 설치한 것인지는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정전협정은 DMZ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고, 군사정전위원회의 승인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유엔사는 북한 지뢰가 MDL 이남에 매설된 사실 자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 확인될 경우 북측과의 군사 소통채널을 통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시도해 왔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도 유엔사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고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에는 장성급 대화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전화통지문이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북한에 공식 통보하고 대화를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러한 절차에 응할지는 불확실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한국군의 발표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북한군 지뢰가 원인이라는 판단을 부인했다. 북한은 국경선 일대의 요새화 작업 역시 군사적 목적이 아닌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2024년 이후 이어온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접경지역의 긴장을 높였으며 이번 사고의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다. 반면 북한은 해당 작업과 지뢰 폭발 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정전협정 체계가 현재의 남북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향후 핵심 변수는 북한이 유엔사의 공식 판단과 후속 통보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양측이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기 위한 소통 채널을 가동할 수 있을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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