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평화공존센터 설계공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분단의 역사와 남북 교류의 기억을 담아낼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의 윤곽이 마련될 전망이다. 통일부는 9월 3일 조달청 공고를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공존센터 건립사업의 설계공모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공존센터는 분단의 역사와 남북 교류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실향민과 북향민의 삶과 기억을 시민들이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체감형 복합문화공간이다. 단순한 전시시설에 그치지 않고 전시와 체험, 교육, 아카이빙 기능과 함께 시민들이 평화와 남북관계에 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정책 공론장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번 설계공모에는 국내외 건축계를 대표하는 7개 팀이 지명공모 방식으로 참여한다. 앞서 통일부는 1단계 후보자 공모를 통해 최종 지명공모 대상자를 선정했다.
참여팀에는 마누엘 아이레스 메테우스와 이재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민현준과 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운주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 전숙희와 건축사사무소 와이즈, 승효상과 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 조민석·권경민과 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조정구와 건축사사무소 구가도시건축, 최욱·황선영과 건축사사무소 원오원아키텍스가 이름을 올렸다.
각 팀은 건축가의 경험과 역량을 비롯해 사업에 대한 이해와 공간 구성에 대한 제안, 제안서 발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게 된다. 최종 심사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하고 이후 실제 건축 설계로 이어갈 예정이다.
공모 일정은 9월 3일 공고를 시작으로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공모안을 접수하고, 10월 15일 설계공모 심사를 진행하는 순서로 예정돼 있다. 통일부는 최종 당선팀과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11월부터 기본설계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반도 평화공존센터가 갖는 의미는 건축물의 기능을 넘어선다. 분단과 남북관계의 역사를 특정한 기념물이나 기록물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향민과 북향민의 삶, 교류협력의 경험, 시민의 참여를 하나의 공간 안에서 연결한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 공론장이 함께 조성된다는 점은 평화와 남북관계를 과거의 역사적 사건으로만 다루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의제로 다루려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전시와 교육, 기록을 통해 과거를 기억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이 평화공존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공간을 지향하는 셈이다.
이번 설계공모는 ‘평화’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표현하고 경험하게 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단의 기억을 지나치게 기념비적으로 재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기억과 경험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설계의 주요 관건이 될 수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분단과 대립을 극복하고 평화공존의 가치를 구현하는 상징적 건축물이 탄생할 것이라며 국내외 건축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완성도 높은 설계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공존센터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 공간의 성격은 건축 자체보다 그 안에 무엇을 담고 누구를 연결할 것인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분단의 기억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의 대화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평화공존을 일상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공공문화 공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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