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다스 싱글 슈즈 광고 논란이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전용사인 장애인 운동선수의 광고 출연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신체적·의학적 이유로 운동화를 한쪽만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한 짝 단위로 신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싱글 슈즈’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초 유럽에서 시작된 뒤 중동 지역으로 확대됐으며, 아디다스 이스라엘 지사는 장애인 선수들을 참여시킨 별도의 지역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샬레브 비톤이다. 비톤은 2021년 5월 IDF 복무 당시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대전차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토에 있던 차량을 공격하면서 왼쪽 발과 다리 일부를 잃었다. 당시 함께 있던 동료 병사 한 명이 숨지고 비톤은 중상을 입었다.
이후 비톤은 의족을 사용하면서 장거리 달리기에 도전하는 장애인 운동선수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일반적인 운동화를 한 짝만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도 기존에는 한 켤레 전체를 구매해야 했고, 이러한 경험이 아디다스의 싱글 슈즈 서비스 취지와 맞닿게 됐다.
아디다스 이스라엘은 비톤을 포함해 장애인 선수 10명을 광고 캠페인에 참여시켰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제작된 포스터와 홍보물은 아디다스의 글로벌 광고 캠페인과는 별개의 지역 캠페인이다.
그러나 비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 캠페인 참여 사실을 알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광고에 등장한 인물의 군 경력과 결합되면서 일부 반이스라엘 활동가들이 아디다스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활동가들은 아디다스가 이스라엘 군 복무 경력을 가진 인물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것을 문제 삼으며 불매운동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활동가 아비르 카티브는 아디다스 제품을 소각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아이 온 팔레스타인’ 역시 아디다드의 캠페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도 관련 비판에 동참한 인물로 거론됐다.
반면 비톤에게는 이번 광고가 군사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경험과 장애인으로서의 생활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필요를 알리는 기회라는 의미가 있다. 비톤은 비판이 이어지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현재 사랑보다 훨씬 많은 증오를 받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디다스 역시 논란이 확산되자 서비스의 본래 목적을 설명했다. 회사는 해당 프로그램이 전 세계 선수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이며, 최근의 해석이 서비스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아디다스는 불매운동 요구와 관련해 별도의 사과 입장도 내놓으며 논란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번 사례는 하나의 광고가 서로 다른 사회적 맥락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장애인의 소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라는 광고의 출발점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속에서 군 복무 경력을 가진 인물을 바라보는 정치적 시선이 충돌하면서, 기업의 지역별 마케팅과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특히 이번 논란에서 주목할 부분은 비톤이라는 개인의 장애와 군 복무 경험이 정치적 상징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개인의 삶과 경험 역시 집단 간 대립의 프레임 속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기업의 광고가 갈등을 재생산하는 방식뿐 아니라, 그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경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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