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군 대만 압박 전략이 대규모 상륙작전과 같은 전면전뿐 아니라 봉쇄와 사이버전, 전자전, 정보전 등을 결합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경우 주한미군 운용과 한국의 안보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쟁 이전 단계의 움직임부터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화된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도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면서 국제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해협 역시 주요 안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미국의 역내 군사전략은 물론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국방부 산하 국방안전연구원은 최근 대만 입법원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군이 전통적인 군사력에 사이버전과 전자전 등을 결합한 복합적인 강압전략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간에 전면전을 벌이기보다 지속적인 압박과 소모전을 거쳐 결정적인 군사작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군은 감시·정찰과 정보지원 능력을 강화하고 우주 기반 정보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면적인 군사작전에 앞서 상대방의 위성이나 통신, 지휘체계를 약화시켜 대응 능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군이 대만에 실제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에도 처음부터 대규모 상륙작전을 추진하기보다 봉쇄와 격리, 정밀타격, 외부 지원 차단 등을 통해 대만의 정치·군사적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쟁이 시작됐다고 명확히 규정하기 어려운 단계에서 이미 상당한 군사적 압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현대전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쟁은 특정한 날짜에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이버 공격과 전자전, 정보전, 해상·공중 봉쇄 등이 단계적으로 진행된 뒤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만은 미국과 공격형 자폭 드론을 포함해 약 1조2천억원 규모의 신형 무인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비해 무인체계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국 역시 중국군의 군사력을 단순한 무기체계의 수량이나 병력 규모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보유한 전력 자체보다 평시의 군사·비군사적 압박을 전략적 우위로 축적하고 이를 실제 군사작전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점 자체보다 평시의 군사적·비군사적 압박을 어떻게 전략적 우위로 축적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작전으로 전환하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현실화하면 한국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의 순환·재배치와 전략적 유연성, 한미동맹의 역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상과 에너지 안보까지 얽힐 경우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준비해야 할 것은 특정한 ‘디 데이’에 대한 대응만이 아니다. 평시의 압박과 봉쇄, 사이버·전자전, 정보전이 어떤 방식으로 결합되고 군사적 충돌로 전환되는지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면서 외교·군사·경제를 아우르는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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