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적 비핵화가 북핵 문제의 새로운 해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 됐다고 언급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단계적 비핵화 방안이 향후 북미 협상의 현실적 대안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했던 북미정상회담 사진을 언급하며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란 핵 협상 이후 외교적 역량을 북한 핵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논의에서 주목받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단계적 비핵화 구상이다. 이는 북한 핵 능력을 한 번에 폐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핵 활동 동결, 핵무기 감축, 최종 폐기 순으로 접근하는 단계적 해법을 의미한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물질 추가 생산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 등을 우선 추진한 뒤 신뢰 구축 과정을 거쳐 핵 감축과 폐기로 나아가는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해당 제안에 대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는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대표적인 안보 현안이다. 특히 북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과거 이란 핵 협상과는 차원이 다른 복잡성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비교적 유연한 방식으로 마무리된 점이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제재 완화와 단계적 합의를 수용할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향후 협상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협상 재개가 곧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북한은 그동안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전제로 미국과 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미국 역시 공식적으로는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이란 문제와 달리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시간적 압박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상당한 기간 동안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릿지타임즈는 단계적 비핵화 논의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 주목한다. 완전한 비핵화는 여전히 국제사회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지만, 목표만 강조한 채 현실적 접근을 외면한다면 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보다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평화로 가는 길을 하나씩 넓혀가는 일이다. 한반도의 미래는 상대를 굴복시키는 방식보다 서로가 감당할 수 있는 변화를 축적하는 과정 속에서 열릴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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