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EU 갈등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의 이른바 ‘아파르트헤이트’ 발언 논란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칼라스 대표가 이스라엘의 정책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체제에 비유한 것으로 알려지자 공식적인 외교 접촉 중단을 선언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칼라스 대표와의 모든 접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칼라스 대표가 이스라엘에 대해 지속적으로 편향된 태도를 보여왔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지금까지 명확한 해명이나 부인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르 장관은 “세계 유일의 유대 국가이자 중동의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을 향한 심각한 명예훼손성 발언이 철회될 때까지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행사에서 칼라스 대표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및 서안지구 정책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와 비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칼라스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화는 외교의 기본이며, 특히 의견 차이가 있을 때 더욱 중요하다”며 “유럽연합은 이스라엘과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이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으며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국제법상 불법으로 보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르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문제는 단순하다. 실제로 그런 발언을 했다면 책임을 지고, 하지 않았다면 명확히 부인하라”며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했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표현은 국제사회 일부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지지자들은 이를 강하게 반박해 왔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아랍계 시민들이 정치·사법·군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표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인 칼라스 대표는 2024년 말 EU 외교수장에 취임했다. 취임 초기에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강하게 비판한 전력 때문에 이스라엘과 EU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이후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양측 간 거리가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이스라엘-EU 갈등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가자지구 전쟁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안보와 인권, 자위권과 국제법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양측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복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