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영국에서 10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서 영국으로 이주하는 사람을 줄이거나 아예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7%에 달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YouGov가 2026년 실시한 이민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의 23%는 이스라엘 출신 이민자를 ‘더 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했고, 24%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2016년 같은 질문에서 39%였던 것과 비교하면 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영국이 어느 국가 출신 이민자를 더 많이 또는 적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스라엘 외에도 러시아 출신 이민자에 대해서는 58%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파키스탄 52%, 나이지리아 48%, 이집트와 인도 각각 44%, 터키 43%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스라엘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으로 전체 결과를 반유대주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에 대한 인식이 국제정세와 연결되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영국 내 반유대주의 사건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내 반유대주의 사건을 모니터링하는 커뮤니티안보신탁(CST)은 2026년 상반기에 모두 1,926건의 반유대주의 사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1,598건보다 21% 증가한 수치이며,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CST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영국 내 반유대주의 사건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이스라엘·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 등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이 영국 내 유대인 공동체의 불안과 반유대주의 사건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결과는 국제정세가 한 국가의 외교적 이미지를 넘어 그 나라 출신 개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이나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대한 비판과 이스라엘인·유대인 개인에 대한 배척은 서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민정책에 대한 여론이 특정 국가나 민족 전체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으로 발전할 경우, 정치적 갈등이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차별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반유대주의에 대한 경계 역시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정당한 비판 자체를 억누르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갈등이 깊어질수록 필요한 것은 사람과 국가를 구분하는 일이다. 한 국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그 나라에서 온 한 사람의 존엄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이번 여론조사는 이 구분이 국제적 긴장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지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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