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한광훈련이 중국군의 상륙 공격을 가정한 실사격 훈련과 전시 통신망 제한 훈련으로 확대됐다. 군사적 대응뿐 아니라 통신 인프라와 민간 생활 영역까지 포함해 유사시 사회 전체의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군은 10일 전략적 요충지인 펑후 제도의 한 해변에서 중국군의 상륙 공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했다. 전차와 포병, 대공포 등이 동원됐으며 병력과 예비군은 가상의 적이 해안에 접근하는 상황에서 다층적인 방어선을 구축하고 상륙을 저지하는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펑후 제도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대만해협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만군은 중국이 무력 공격에 나설 경우 주요 초기 공격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펑후가 중국군에 장악될 경우 대만 본섬을 향한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지원하는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대만 측의 판단이다.
이번 훈련에서는 예비군의 역할도 강조됐다. 대만군은 실제 전쟁 상황에서 현역 병력과 예비군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예비군을 작전계획에 보다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훈련과 함께 전시 통신망에 대한 대응 훈련도 처음 실시됐다. 대만 정부는 이날 타이중을 비롯한 중부 7개 지역에서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으로 이동통신 이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동통신 속도를 의도적으로 제한했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통신망의 대역폭이 부족해질 경우 시민들의 통신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응급구조 전화와 교통신호,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주요 서비스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으며 유선전화와 고정형 인터넷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만 정부는 오는 13일 타이베이를 비롯한 북부 지역에서도 같은 방식의 통신망 대응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사적 충돌뿐 아니라 대규모 재난과 사이버·통신 인프라 장애 가능성까지 고려해 국가 전체의 위기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의미가 있다.
한광훈련은 대만군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방어와 반격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연례 군사훈련이다. 올해 훈련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대만 전역에서 진행되며 상륙작전과 공중·해상 공격, 주요 기반시설 방호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대응 능력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 주목되는 점은 전쟁의 양상이 더 이상 군사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안 방어와 화력 대응에서부터 예비군 동원, 통신망 관리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버텨낼 수 있는 회복력이 안보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긴장이 높아질수록 군사적 억지와 함께 민간의 안전과 일상,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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