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우타 이주민 문제가 지역사회를 넘어 유럽 전체의 대응을 요구하는 현안으로 다시 부상했다. 대규모 이주민 유입 이후 세우타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와 유럽연합(EU)에 실질적인 대책과 지원을 촉구하면서 국경 관리와 인도적 보호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로뉴스와 EFE통신은 9일(현지시간)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주최 측은 약 1만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으며 경찰은 참가자를 5천여명으로 집계했다.
이번 시위는 세우타의 4개 종교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헌법 광장에 모여 최근 급증한 이주민 유입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결책과 지역사회 지원을 요구했다.
주최 측은 ‘세우타 통합 선언문’을 통해 현재 상황을 ‘극도로 위급한 상황’으로 규정하고 스페인 정부와 유럽이 세우타가 감당하고 있는 이주민 압력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와 EU 차원의 인적·물적 지원을 확대하고 세우타 주민들의 안전과 복지 역시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다.
일부 시위대에서는 정부가 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과 함께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후안 비바스 세우타 시장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비바스 시장은 현재 상황을 “지속 불가능한 상태”라고 표현하며 중앙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국경을 넘어온 이주민들에 대해서는 모로코로 송환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번 시위의 배경에는 지난달 30일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국경 유입 사태가 있다. 당시 모로코와 접한 국경을 통해 약 7만2천명의 이주민이 단기간에 세우타로 넘어오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스페인은 물론 유럽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세우타는 지리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하면서도 스페인 영토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이 때문에 유럽으로 향하려는 이주민들의 주요 관문 가운데 하나로 기능해왔으며, 국경 통제와 인도적 지원이라는 서로 다른 요구가 지속적으로 충돌해온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유럽 내부의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가 스페인에 대한 솅겐 조약의 자유로운 이동 규정 적용을 중단하는 등 회원국 사이에서도 이주민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우타의 거리에서 터져 나온 요구는 단순히 국경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사회가 감당해야 할 안전과 복지의 부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인도적 권리, 그리고 이를 함께 책임져야 할 국가와 유럽 공동체의 역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국경을 지키는 일과 사람을 보호하는 일 사이에서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이주민 모두의 존엄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는 것이 유럽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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