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 카페 논란이 단순한 안식일 영업 문제를 넘어 종교적 정체성과 선교 활동, 도시 인구 변화가 맞물린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루살렘 중심부 나흘라옷 지역의 카페 ‘바심타(Basimta)’는 최근 5주 연속 초정통파(하레디) 유대인들의 시위 대상이 됐다. 시위 참가자들은 안식일(샤밧)에 영업을 이어가는 것이 도시의 종교적 전통을 훼손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세속 성향 시민들과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영업의 자유와 종교적 다양성을 옹호하며 맞불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에서 종교적 색채가 가장 강한 도시 가운데 하나로, 상당수 상점과 식당이 안식일에는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한다. 그러나 도심 일부 지역에서는 세속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안식일에도 영업하는 카페와 음식점이 운영돼 왔으며, 이번 논란은 이러한 공존의 경계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 사례로 평가된다.
논란은 카페 운영진이 메시아닉 유대인 단체인 ‘예수를 위한 유대인들(Jews for Jesus)’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초정통파 반선교 단체인 오르 레아킴(Or LeAchim)은 해당 사실을 공개하며 선교 활동에 대한 경계를 촉구했고, 앞으로는 안식일 영업뿐 아니라 선교 문제를 중심으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메시아닉 유대인은 예수를 메시아로 믿으면서도 자신의 유대인 정체성을 유지한다고 보는 공동체다. 그러나 전통적인 랍비 유대교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신앙을 유대교의 범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이스라엘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요엘 벤 데이비드는 과거 초정통파 공동체에서 성장했으며, 이스라엘군(IDF)에서 군종 랍비로 복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예수를 믿는다고 해서 유대인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메시아닉 유대인에 대한 기존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안에는 정치권도 가세했다. 야당 정치인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은 직접 카페를 방문해 영업의 자유를 지지하며 “국내 시민들보다 국가 안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초정통파 시위대를 비판했다.
예루살렘은 최근 수십 년간 초정통파 인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도시의 종교적 성격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식일 영업, 대중교통 운영, 교육, 문화시설 이용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종교와 세속 사회의 경계에 대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카페 논란은 단순한 영업권 분쟁을 넘어 예루살렘이라는 도시가 지닌 종교적 정체성과 시민사회의 다양성, 그리고 메시아닉 유대인을 둘러싼 오랜 논쟁이 한 지점에서 교차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지는 앞으로 이스라엘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Copyright © 브릿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