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과 이스라엘의 외교 갈등이 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Ceuta)의 대규모 이민 사태를 둘러싸고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스페인의 대응을 비판하자, 스페인 정부 인사는 이민 위기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측 보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이스라엘의 유엔 주재 대사 대니 다논이 세우타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스페인 정부를 향해 “이민 문제에서는 강경 대응을 하면서도 이스라엘에는 지속적으로 훈계한다”며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다논 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스라엘을 비판하기 전에 스페인이 왜 아직도 아프리카에 식민지 영토를 보유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스카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은 SNS를 통해 “상황이 상당히 명확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이번 이민 위기를 이용해 스페인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다만 이러한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공식적인 정보는 제시하지 않았다.
스페인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유사한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평론가 카롤리나 알론소는 이스라엘이 모로코를 통해 스페인 정부에 압력을 가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카탈루냐 공화좌파(ERC)의 가브리엘 루피안 의원 역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사태를 지정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관련 의혹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외교적 공방은 모로코에서 약 5만 명의 이주민이 하루 동안 세우타 국경으로 몰려들면서 촉발됐다. 스페인 정부는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으며, 국경 통과 과정에서 최소 9명이 숨지고 최근 수개월 동안 희생자가 60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번 사태를 “스페인의 영토 보전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페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2023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가자지구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스페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보이콧 논의를 적극 지지해 왔으며, 양국은 외교적 긴장을 이어오고 있다.
국가 간 외교 갈등이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로 확대될 경우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민 문제와 안보 문제는 정치적 수사보다 객관적인 증거와 국제법에 기초한 협력을 통해 접근할 때 지속 가능한 해법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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