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유대주의 음모론이 유럽 각국의 대형 산불을 계기로 다시 확산되면서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경계가 요구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비영리단체 사이버웰(CyberWell)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그리스,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유대인들이 고의로 화재를 일으켰거나 재난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는 허위 주장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게시물은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유포됐으며, 일부 게시물은 수백만 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며 기존 반유대주의 콘텐츠의 확산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사이버웰은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형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반복돼 온 반유대주의 선전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음모론이 재생산되는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오르 코헨 몬테마요르 사이버웰 최고경영자(CEO)는 “산불이나 전염병, 총격 사건 등 어떤 국제적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몇 시간 안에 유대인을 배후로 지목하는 동일한 음모론이 반복된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달라져도 유대인이 비밀리에 재난을 조장하거나 인간의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다는 핵심 서사는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이버웰은 수천 건의 관련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시간이 지날수록 유대인을 비인간화하는 표현과 추방 요구, 이른바 ‘행복한 상인(Happy Merchant)’ 캐리커처 등 대표적인 반유대주의 상징까지 함께 등장하는 양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러한 콘텐츠가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IHRA)의 반유대주의 정의에서 제시하는 ‘유대인에 대한 집단적 책임 전가’와 ‘유대인의 비밀 지배를 주장하는 음모론’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사이버웰은 최근 미국 태평양 북서부 산불과 스페인령 세우타 이민 사태 등 다른 국제적 사건에서도 이스라엘이나 유대인을 배후로 지목하는 근거 없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정치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은 세우타 이민 사태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재난과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특정 집단을 근거 없이 비난하거나 혐오를 조장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검증과 책임 있는 정보 소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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