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부하 직원이 상사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폭언을 가한 이른바 ‘역갑질’ 사례가 징계로 이어지며, 직장 내 권력의 개념이 다시 정의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위계에서 아래로 흐른다고 여겨졌던 괴롭힘이, 이제는 다른 방향에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부 스이타시는 시민실 소속 직원에게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해당 직원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사를 향해 “내가 더 잘 안다”는 식의 발언을 반복하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고, 사무실 내 업무 환경까지 저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의견 표현을 넘어 조직 내 긴장을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역(逆)파워하라’라고 부른다. 일본괴롭힘협회의 무라사키 가나메 대표는 “괴롭힘은 위에서 아래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이러한 사례가 인식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경우가 더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이른바 ‘파워하라 방지법’은 ‘우월적 관계’를 기준으로 괴롭힘을 판단한다. 이때 우월성은 직급만이 아니라 전문성, 경험, 조직 내 영향력까지 포함한다. 다시 말해,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상황에 따라 심리적 우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타인을 압박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권력의 행사로 간주된다.
이 사건은 조직 내 ‘정당한 지적’과 ‘부당한 압박’ 사이의 경계를 묻는다. 내용이 옳더라도 방식이 관계를 파괴한다면, 그것은 결국 공동체 전체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집단적 동조나 암묵적 방관이 더해질 경우, 피해는 더욱 깊어진다.
조직은 결국 관계로 유지된다. 직급이 아닌 영향력, 명령이 아닌 태도에서 권력이 만들어지는 시대다. 그만큼 책임 역시 모든 방향으로 확장된다. 상사는 물론, 부하 직원 또한 관계를 해치지 않는 언어와 태도를 선택해야 한다.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이 상대를 꺾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때 조직은 비로소 건강해진다. 이번 사례는 ‘누가 위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설 것인가’를 묻는 질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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