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향민’ 명칭 논란이 탈북민 단체의 유엔 진정 제기로 이어지며 용어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단법인 북한이탈주민중앙회는 지난 3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일부가 ‘탈북민’ 대신 사용을 권장하는 ‘북향민’이라는 명칭이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에 진정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단체는 “‘북향민’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북에서 태어난 주민이라는 의미에 머물러 있으며,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삶과 선택을 지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새로운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청했다.
이은택 북한이탈주민중앙회 사무총장은 앞서 같은 사안을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제기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유엔 차원의 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별도 입장을 통해 “‘북향민’ 명칭 사용과 관련한 사안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미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과 사회통합을 위해 ‘북향민’ 용어 사용을 장려하고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북한이탈주민을 어떻게 바라보고 호명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기존의 ‘탈북민’이라는 표현이 탈출의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한다고 보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용어가 당사자들의 역사와 정체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호칭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정체성을 담아내는 사회적 언어이기도 하다. 새로운 용어가 사회통합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가 될지, 아니면 당사자들의 정체성과 경험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표현으로 남게 될지는 무엇보다 북한이탈주민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중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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