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파항이 인도와 유럽을 중동을 거쳐 연결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IMEC는 인도에서 출발한 물자를 걸프 국가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을 통과하는 철도를 이용해 이스라엘 하이파까지 옮기고, 다시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하는 복합 물류망을 구상하고 있다. 해상 운송에 철도망을 결합해 기존 항로의 운송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주요 목표다.
하이파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책임자인 샴스 아부 파레스는 이 구상을 수에즈 운하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 무역 경로로 평가했다. 특히 해상과 육상 운송을 연결하는 구조가 기존의 단일 운송 방식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하이파는 오랫동안 지중해 동부의 주요 항만으로 기능해 왔다. 현대적인 컨테이너 처리시설과 동지중해라는 지리적 위치를 바탕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물류 거점 역할을 해왔다. 2023년에는 인도 아다니 그룹이 하이파항을 포함한 컨소시엄을 통해 약 11억5천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인도와 이스라엘 간 경제적 연결이라는 측면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하이파항 부사장 조하르 롬은 하이파가 과거부터 이스라엘 동쪽 지역을 연결하는 항구로 자리 잡아왔지만, 최근까지 극동과 유럽·미국을 연결하는 관문으로서의 가능성이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IMEC가 현실화될 경우 인도와 극동 지역에서 유럽까지의 물류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하이파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파시 역시 경제적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요나 야하브 하이파 시장은 IMEC가 완성될 경우 하이파가 국제 물류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할 수 있다며 지역 경제와 북부 이스라엘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전망했다.
다만 IMEC의 실현 여부는 단순히 항만 인프라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인도와 걸프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 및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정치적 협력과 안정적인 육상 운송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중동의 안보 상황과 국경을 넘는 철도 인프라 투자, 물류 비용 등이 사업의 경제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올이스라엘뉴스에 따르면 국제 물류망의 경쟁력은 단순한 거리뿐 아니라 운송 시간과 비용, 인프라의 처리 능력 및 지역의 정치적 안정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IMEC는 기존 수에즈 운하 중심의 물류망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국제 무역로를 하나 더 확보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파항의 전략적 중요성은 IMEC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주도한 아브라함 협정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 사이의 경제적 연결이 확대되면서 하이파를 활용한 새로운 물류·에너지 경로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운송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하이파로 연결되는 석유 파이프라인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이파시는 항만을 중심으로 한 도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호텔과 관광시설, 컨벤션센터,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포함한 약 10억 달러 규모의 해안 개발 계획도 발표했다. 국제 물류 거점으로서의 항만 기능과 관광·도시 개발을 함께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MEC가 실제로 구축된다면 하이파항은 단순한 이스라엘의 항만을 넘어 인도양과 걸프, 중동, 지중해 및 유럽을 연결하는 복합 물류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 역할의 확대는 항만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중동의 정치적 안정과 국가 간 협력, 철도 및 항만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될 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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