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에 군사회담 제의…”MDL 확인·군통신선 복원 협의하자”
DMZ 지뢰 폭발·월선에 우발충돌 우려…"유엔사 포함 3자회담도 가능"

국방부가 23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담화를 발표하고 “남북 간 지상 군사분계선의 명확한 위치를 상호 확인하고 군 통신선 복원 및 접경지역 우발 충돌 방지 방안을 협의할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 당국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달 21일 MDL 이남에서 북한군 지뢰가 폭발해 우리 장병이 크게 다친 일을 언급하며 “남북 간 MDL에서의 군사적 대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상황이 계속하여 방치된다면 또 다른 어떤 상황이 생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MDL 위치에 대한 쌍방간 인식이 상이한 상황은 여전하고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장병들은 각자 인식하고 있는 위치를 기준으로 활동할 것이며, 이는 우발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필요하다면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3자회담도 가능하다. 구체적 일정과 장소 등은 판문점을 통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당국은 회담 제안 발표에 앞서 정전협정 이행 관리를 맡는 유엔군사령부와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024년 4월부터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MDL 일대에 전술도로와 철책선을 설치하고 지뢰를 대규모로 매설하는 등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의 MDL 침범에 우리 군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는 일이 잦아졌고, 북한군 지뢰 폭발 이후에는 북한이 1년 4개월 만에 대남 확성기 재개 카드를 꺼내는 등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MDL 인식차의 배경에는 서로 다른 기준선이 있다. 한국군은 2004년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 정립한 군사 지도상의 MDL을 사용하지만, 유엔사는 2016년 자체 ‘MDL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한 좌표를 연결한 MDL을 써 불일치가 발생한다. 북한군은 표지판 연결선 등을 기준으로 자체적인 MDL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MDL 기준선 설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김 실장 명의 담화로 공식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나온 대북 공식 회담 제의였지만 북한의 호응은 없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일 “우리는 회담의 방법으로 국경선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주권행사, 즉 힘의 사용으로 우리의 주권경계선을 긋는다”며 한국 측 입장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지뢰 폭발 이후 북한이 연일 담화로 민감한 반응을 내놓고 김여정이 이례적으로 서부전선 ‘국경선 요새화’ 현장을 시찰한 점 등을 들어, 북한도 긴장 고조에 대응할 마땅한 방도가 없어 초조함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정황상 북한도 회담 제의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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