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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녹색당 시온주의 결의를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영국 정치권 안팎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영국 녹색당은 최근 당대회에서 시온주의를 인종차별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대신해 역사적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에 단일 민주국가를 세우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녹색당은 결의안에서 시온주의를 유대인의 역사적 고향에서 자기결정권을 추구하는 운동이면서 동시에 ‘민족국가주의적 정치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과 마찬가지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역사적 팔레스타인 전역에 모든 주민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단일 민주국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의안은 찬성 1,022표, 반대 813표로 통과됐다. 당내에서도 이견이 있었으며, 유대계 당 대표인 잭 폴란스키는 표결에서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녹색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해당 결의가 이스라엘의 국가 존립과 유대인의 민족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을 사이에 둔 바다까지’라는 표현과 단일국가 구상이 이스라엘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대통령 아이작 헤르초그도 이번 결의가 과거 유엔에서 채택됐던 결의안과 유사한 문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1975년 유엔총회 결의 3379호가 시온주의를 인종차별과 연결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해당 결의는 1991년 폐기됐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당시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였던 자신의 부친 하임 헤르초그 전 대통령이 결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던 일을 상기하며, 시온주의를 인종차별로 규정하는 것은 유대인의 국가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쟁은 영국 녹색당 내부의 유대계 당원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시몬 로당-벤자켄 유럽 담당 고문은 녹색당의 표결에서 시온주의를 표방하는 회당이나 기도 모임에 참여하는 당원들을 보호하는 수정안도 부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수정안은 1,026대 684로 부결됐다.
영국 녹색당의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영국 내 정치적 입장 차이가 단순한 중동정책을 넘어 시온주의와 유대인의 민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온주의에 대한 비판’과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자체의 존립을 부정하는 주장’을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는 향후 영국 정치권과 유대인 공동체에서도 계속 논쟁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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