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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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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피해 땅속으로…러·우크라, 지름 1.2m 가스관서 ‘지하전’

WSJ "쿠피안스크 인근 옛 소련 가스관이 새 전장"…4m 거리 두고 대치하기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하는 모습.
러시아군을 향해 로켓포를 발사하는 우크라이나군. 자료사진.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위협으로 지상 이동이 어려워지자 옛 소련 시절 건설된 지하 가스관이 새로운 전장으로 떠올랐다. 러시아군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가스관을 통해 우크라이나군 후방으로 침투하자, 우크라이나군도 관로 안으로 들어가 기관총과 무인 차량까지 동원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양군의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북부 쿠피안스크 인근에서 이 같은 지하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올해 초부터 가스관을 따라 이동해 수 km 떨어진 우크라이나군 전선 후방까지 침투하기 시작했다. 지상으로 가려면 강을 건너고 드론·포병의 감시와 공격에 노출된 지역을 지나야 하지만 가스관을 이용하면 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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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 러시아산 에너지를 중·서부 유럽으로 보내던 주요 경유지여서 지하 관로망이 넓게 깔려 있다. 에너지업체 우크르나프타가 운영하는 관로만 송유관 약 3천200km, 가스관 약 3천100km에 달한다.

러시아군은 관로에 구멍을 뚫고 지상으로 올라와 드론 공격을 한 뒤 다시 지하로 사라지는 전술을 썼다. 우크라이나군은 처음엔 출입구를 포격하거나 드론으로 파괴했지만, 러시아군이 그때마다 새 통로를 만들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제13하르티야여단의 볼로디미르 데흐탸로우 대변인은 이를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다”고 표현했다.

결국 우크라이나군은 직접 지하로 들어가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작전에 나섰다. 병사들은 지름 약 1.2m의 가스관 안에서 거의 일렬로 이동하며 중기관총 등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관로 곳곳에 기관총을 배치한 모래주머니 방어시설을 쌓고, 관로 옆과 아래에 병사들이 수개월씩 지낼 수 있는 거점까지 마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폭발물을 실은 무인지상차량(UGV)과 원격 조종 중기관총으로 맞섰고, 양측이 불과 4m 거리에서 대치하기도 했다.

하르티야여단의 한 관계자는 “적 한 명을 사살하면 바로 뒤에 또 다른 병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가스와 시신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병사들은 방독면을 써야 했고, 군복은 식초로 여러 차례 세탁해야 했다고 한다. 여단은 이 가스관에서 러시아군 30명 이상을 생포하고 10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병사들은 드론 위협이 끊이지 않는 지상보다 지하 전투를 선호한다고 지휘관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전은 제1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에서도 쓰였고, 최근에는 가자지구 하마스 땅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고문은 “미사일과 드론 같은 정밀무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지하전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타임즈 편집부 edit@co-bridge.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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