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타냐후 영국 발언이 외교적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영국을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이라고 표현하며 유럽 사회의 변화와 대이스라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군 라디오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아들 랜돌프 처칠과 손자 윈스턴 스펜서 처칠을 언급했다. 두 사람이 과거 이스라엘을 방문해 1967년 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보도를 했던 일을 회상하면서 현재 영국의 상황을 비교한 것이다.
그는 “지금의 영국, 이른바 ‘영국 이슬람 공화국’에서 그런 보도를 찾아보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진행자가 “유럽 전체가 이미 그렇게 변한 것 아니냐”고 묻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동의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유럽에서 이슬람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는 현상과 최근 유럽 각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비판하는 흐름을 연결해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최초의 핵무장 이슬람 공화국은 영국 이슬람 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이란을 거론하며 “또 다른 핵무장 이슬람 공화국이 되는 일이 없도록 확실히 조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영국이라는 국가를 이슬람 국가로 규정한 것이 실제 정치체제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사회·정치적 변화를 비꼬아 표현한 정치적 수사라는 점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영국의 국가 정체성과 이슬람 공동체를 연결한 표현인 만큼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과 유럽의 관계가 민감해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발언의 파장은 더욱 주목된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유럽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커졌고, 일부 국가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럽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외교정책의 변화가 아니라 이스라엘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정치적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럽 각국에서는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정책에 대한 비판과 이슬람·아랍계 시민사회의 정치적 목소리를 동일한 현상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다.
이 논란은 결국 유럽 사회에서 이민과 종교, 국가 정체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디까지 연결해 바라볼 것인지라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슬람 공동체의 성장이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비판을 곧바로 특정 국가의 ‘이슬람화’로 규정할 경우, 유럽 사회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정치적 범주로 묶어버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유럽 사이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동시에 그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민과 공동체를 구별해 바라보는 시선이다. 국가 간 외교적 충돌이 종교와 민족 전체에 대한 적대감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유럽과 중동 관계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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