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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레디 징집 기피자 체포 일시 중단

병력난 속 정치적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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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7일, 이스라엘 크파르 요나 인근 군사 교도소 앞에서 징병 압력에 항의하고 구금된 징병 거부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로이터/아마르 아와드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 징집 기피자 체포 중단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이스라엘 사회의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군의 병력난과 병역 형평성 논란, 연립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으로 평가된다.

지난 15일 크네세트는 찬성 58표, 반대 54표로 하레디 예시바(유대교 신학교) 학생들이 징집 통지에 응하지 않더라도 오는 11월 30일까지 경찰이 체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스라엘 의회 절차에 따라 회기 종료 직전에 통과된 법안은 다음 회기까지 자동으로 효력을 유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해당 조치는 최소 6개월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10월 총선 이후 차기 정부의 구성에 따라 추가 연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법안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장기화된 전쟁으로 이스라엘군의 병력 부담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통과돼 더욱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최근 약 33개월간 이어진 전시 동원으로 장병들의 피로가 한계에 도달했으며, 군이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거듭 경고해 왔다. 군 내부에서는 부족한 병력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병역 면제 대상이었던 하레디 공동체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하레디 지도부는 토라 연구가 공동체의 핵심 사명이라며 의무 군복무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최근 크네세트가 토라 연구를 국가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로 인정하는 기본법을 통과시키면서 이들의 입장은 더욱 강화됐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정치권 내부의 갈등도 노출됐다.

크네세트 법률고문은 법안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는 가족이 있는 의원들에게 이해충돌 여부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하레디 정당인 샤스와 통합토라유대당은 일부 의원들의 가족이 해당 법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집권 연립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타났다. 리쿠드당의 단 일루즈 의원과 율리 에델슈타인 의원, 신희망-우파연합당의 샤렌 하스켈 외무부 차관은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으며, 하스켈 차관은 표결 직후 항의의 뜻으로 차관직 사임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병역 형평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복적으로 예비군이 소집되는 상황에서 하레디 남성들의 병역 면제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400일 이상 예비군으로 복무하며 가자지구와 레바논 전선에서 활동한 예비군 스타스 마게로프스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복무하는 예비군들에게는 매우 큰 좌절감을 안겨주는 결정”이라며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법안은 단순한 병역 제도 변경을 넘어, 이스라엘이 직면한 안보 현실과 종교적 전통, 정치적 연합 구조가 충돌하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대법원의 심사와 총선 결과에 따라 병역 제도 개편 논의는 다시 중요한 정치·사회적 쟁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공동체의 책임과 공공성, 그리고 사회적 연대의 의미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국가의 안보와 종교의 자유, 개인의 신념과 공동체의 의무가 조화를 이루는 길은 갈등의 승패가 아니라 서로의 부담을 함께 나누려는 신뢰에서 시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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