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연계 조직을 불법단체로 지정하는 강력한 조치에 나섰다. 영국 내에서 잇따른 반유대주의 공격과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향후 해당 단체와의 연계 행위는 중대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테헤란과 연계된 이슬람 우파동맹(IMCR·일명 HAYI)을 불법단체로 지정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해당 조직이 영국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반유대주의 공격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임을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IRGC와 IMCR, HAYI를 지원하거나 가입·홍보하는 행위는 최대 종신형까지 처벌받을 수 있다. 이는 영국이 이란의 해외 영향력과 대리세력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취한 가장 강력한 대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영국의 이벳 쿠퍼 외무장관은 “이란은 범죄조직과 대리세력을 이용해 영국의 안전과 안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유대인 공동체와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겨냥한 공격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이번 제재 대상 조직은 런던 골더스그린에서 발생한 유대인 응급의료단체 하촐라(Hatzolah) 구급차 방화 사건을 비롯해 영국 내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여러 공격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안보당국은 해당 조직의 배후에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쿠드스군은 이란의 해외 공작과 무장조직 지원을 담당하는 핵심 부대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 각국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네트워크를 지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IMCR은 영국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공격에 대해서도 책임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과 미국 등 22개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와 쿠드스군이 유대인 공동체와 이란 반체제 인사, 언론인을 겨냥한 위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유럽 정보기관들은 최근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행동 대신 범죄조직과 대리세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유럽 각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스웨덴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이란과 연계된 범죄조직이 유대인과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겨냥한 활동을 벌인 정황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반유대주의 범죄와 외국 정부가 지원하는 대리세력 활동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영국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보여준다. 종교와 민족을 이유로 한 증오와 폭력은 어느 사회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 역시 표현의 자유와 공동체의 안전을 함께 지키기 위한 균형 있는 제도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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