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유대교 회당 훼손…프랑스 폭동 속 팔레스타인 깃발 휘날려
경찰관 약 1000명 부상·기업 2000여 곳 피해…이스라엘 장관 "팔레스타인 깃발은 우연 아냐"

프랑스 파리의 한 유대교 회당이 지난 주말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한 폭력 시위와 폭동 속에 훼손됐다. 시위대 가운데 상당수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었다.
프랑스 당국은 최근 며칠 동안 폭동·약탈·방화 혐의로 약 240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고, 내무부는 경찰관 약 100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로랑 누녜스 내무장관은 낭트 시위 도중 22세 경찰관이 차량에 치여 숨졌다고 밝혔다. 학생 시위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전국적인 폭동으로 번졌다. 중부 리모주에서는 유서 깊은 시청이 불에 타 전소됐고, 마르세유·리옹·아비뇽·그르노블 등지의 공공건물과 상점도 피해를 입었다.
상공회의소 연합회장은 19일(월) 2000곳이 넘는 기업이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규모를 “수억 유로”로 추산했다. 내무부는 파리 11만 명을 포함해 약 55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고, 노동총동맹(CGT)은 전국 참가자를 최대 80만 명으로 추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8일(일) 저녁 첫 성명에서 “파괴한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하고, 약탈한 자들은 훔친 것을 돌려줘야 하며, 공화국을 전복하려 한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시위에 나선 수십만 명의 동포를 파괴와 기물 파손을 일삼은 자들과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대인 공동체 소식통들은 파리 19구 부르누프 거리(Rue Burnouf)의 회당이 17일(토) 아침 훼손된 채 발견됐다고 여러 언론에 확인했다. 프랑스 내무 보안 부대 고위 간부들을 대표하는 노조는 X에 “기도서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건물 내부가 뒤집혔으며 예배 장소가 모독당했다”며 “가해자들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썼다. 약 50만 명 규모인 프랑스 유대인 공동체는 지금까지 시위의 주요 표적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회당 한 곳과 유대인 소유 사업체 여러 곳이 피해를 입었다.
통합유대인사회기금(SPCJ)의 아리엘 골드만은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유대인 소유 상점 여러 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하면서도 “현재까지 폭도들이 유대인 소유 상점을 특별히 노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유대인 상점이 직접 표적이 됐고 무슬림 소유 상점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프랑스 언론인 폴 아마르의 주장과는 다른 입장이다. 프랑스 유대인기관대표협의회(CRIF) 마르세유-프로방스 지부장 브루노 벤자민도 JNS(Jewish News Syndicate)에 팔레스타인 깃발이 많이 보였다면서도, 파리에 이어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유대인 공동체가 있는 마르세유에서는 “어떤 회당도 공격받지 않았고 유대인이 폭행당한 사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 영상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폭도 상당수는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으로 이뤄진 프랑스의 대규모 이민자 공동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반이스라엘 구호도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계 전직 의원 마이어 하비브는 X에 급진좌파 정당 LFI와 공산당·사회당이 전국 시청에 내걸려 했던 팔레스타인 깃발이 “사방에 널려 있다”며 “우리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썼다.
아미차이 치클리 이스라엘 디아스포라부 장관은 10월 7일 하마스 학살을 서방에서 축하했던 일과 이번 폭동을 비교하며 “이번 폭력은 이스라엘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내건 깃발은 팔레스타인 깃발이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극우 정당 르콩케트의 유대계 대표 에리크 제무르는 이번 폭동을 “대대체(Great Replacement)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시몬 로단-벤자켄은 유대인 상점이 표적이 됐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더 큰 맥락을 놓치고 있다며 “프랑스 전체가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반유대주의가 사회 붕괴의 첫 경고 신호라고 말해 왔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급진화, 양극화, 이슬람주의, 폭력, 권위를 잃은 국가,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국내외 세력이라는 바로 그 붕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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