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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집단학살 논란을 둘러싸고 6천 명이 넘는 역사학자와 학자, 법률 전문가 등이 이스라엘에 제기된 집단학살 혐의를 부인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집단학살이라는 거짓을 거부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는 제목의 이 서한은 비영리 단체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 포 피스(Creative Community for Peace)가 역사학자와 법률 전문가 등과 함께 발표했다. 서명자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주장이 역사적·도덕적·법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 작성에는 작가 요시 클라인 할레비, 랍비 이츠 그린버그와 미카 오덴하이머, 빙엄턴대학교 역사학자 조너선 카프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전 법무부 장관 겸 법무총장 어윈 코틀러도 서명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명자 명단에는 영국 역사학자 나이얼 퍼거슨, 이스라엘 역사학자 베니 모리스, 홀로코스트 역사학자 데보라 립스타트, 전 야드 바셈 수석 역사학자 디나 포랏, 법학자 유진 콘토로비치, 역사학자 사이먼 세바그 몬테피오레, UCLA 교수 주데아 펄 등이 포함됐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하버드 법대 교수 제시 프리드 등도 서명한 것으로 소개됐다.
서한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이 복잡한 도시전 환경에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마스가 광범위한 지하터널망과 부비트랩을 활용했으며, 전투원과 민간인의 구분이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것이 서명자들의 주장이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공격 전 민간인에게 경고를 제공한 사례와 가자지구의 식량 위기와 관련한 기존 전망 등을 근거로 집단학살이라는 규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명자들은 특히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와 전투원 사상자의 비율이 비대칭적 도시전에서 나타나는 수준과 비교해 낮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다만 이 같은 사상자 비율에 관한 평가는 전쟁 중 사망자 분류 방식과 집계 자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를 근거로 전쟁의 법적 성격을 단정하기에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서한은 이스라엘에 대한 집단학살 혐의가 전 세계적인 반유대주의를 확산시키고 유대인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서명자들은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 자체에 대해서는 유대인 공동체 내부에서도 상당한 논쟁이 존재하며, 민간인 희생에 대한 슬픔 역시 공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집단학살이라는 규정에는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이스라엘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입장과도 일치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이며,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역시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집단학살 혐의를 부인하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전쟁이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공개서한에 참여하지 않은 학자와 국제법 전문가, 국제기구 등에서는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과 생활환경 파괴, 식량·의료 위기 등을 근거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대한 국제법적 책임을 제기해 왔다. 따라서 이번 서한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에 관한 국제사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이라기보다, 해당 주장에 반대하는 학계·법조계 인사들의 집단적 의견 표명으로 볼 필요가 있다.
집단학살 여부는 단순히 민간인 피해 규모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집단을 파괴하려는 의도와 행위 등 국제법상 여러 요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다. 결국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논쟁은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군사적 의도, 공격 방식, 인도주의적 조치, 그리고 국제법상 책임의 범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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