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루살렘 이스라엘, 2026년 9월 8일. 영국 외무장관 에드 밀리밴드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의 발표에 이어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페인, 폴란드, 포르투갈, 핀란드, 프랑스, 캐나다, 스웨덴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EPA/ABIR SUL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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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영국 외교 갈등이 서안지구 정책과 대이스라엘 제재를 둘러싸고 한층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영국의 대이스라엘 제재 조치에 대응해 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일련의 외교적 대응책을 발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9월 8일 예루살렘 외무부에서 영국 노동당 정부의 대이스라엘 제재 발표에 대한 대응 조치를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영국 영사관을 폐쇄하고, 키르얏갓에 위치한 가자 지원 관련 시설에서 영국 대표들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또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안군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영국의 훈련을 중단하고, 반유대주의 또는 반이스라엘 활동에 연루됐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판단한 영국 정치인 12명과 일부 영국 국민의 입국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영국이 이스라엘의 정착촌 정책 등을 이유로 제재에 나선 데 따른 대응이다. 영국 정부는 이스라엘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치가 아니라 현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겨냥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는 영국에 대한 보다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영국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영국의 해외 영토 정책을 겨냥한 맞대응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가 실제로 발표한 조치는 일부 강경파가 요구했던 외교관 추방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외교관계 자체를 단절하기보다는 특정 외교·안보 협력과 인적 교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이다.
미국의 태도도 주목된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의 이스라엘 정착촌 관련 제재 계획을 사전에 전달받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서방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 측 고위 관계자의 통화 내용을 근거로 미국이 제재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영국의 결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서, 미국은 서안지구에서 폭력이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영국의 제재에 동의한다는 의미와는 구별되지만, 적어도 이번 조치를 공개적으로 저지하지는 않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제재 방침을 재확인했다. 영국 측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과 가자지구의 피해를 거론하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스라엘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현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르 장관은 영국의 정책이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인 압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국의 조치가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및 개발 정책에 대한 영국의 비판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가 추진해 온 동예루살렘 인근 E1 지역 개발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라 기존 결정에 따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연결성을 훼손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측은 관련 도로 건설 계획을 근거로 반박하고 있다.
양국의 갈등은 단순한 통상 제재를 넘어 외교와 안보,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정책적 충돌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영국은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이에 상응하는 외교적 조치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에서 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 폐쇄는 상징성이 큰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양국이 외교관계 전체를 단절하는 수준까지 나아간 것은 아니어서 향후 추가적인 제재와 대응 조치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가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과 영국의 갈등은 가자지구 전쟁과 서안지구 정착촌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입장 차이가 개별 국가 간 외교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이 영국의 제재를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않은 가운데 유럽 국가들의 대이스라엘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와 중동 외교 지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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