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이란 반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본토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이란 대리세력을 겨냥한 군사작전에 참여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중부사령부(USCENTCOM)는 29일 새벽(현지시간) 이라크 내 이란 연계 무장조직을 대상으로 정밀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해당 무장세력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시를 받아 미군과 사우디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국방부도 같은 시각 미국과 공동으로 이라크 내 이란 배후 무장조직에 대한 제한적 표적 공습을 수행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우디 측은 이들 세력이 자국 석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앞서 사우디군은 이날 새벽 동부 지역의 석유시설을 향해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여러 대를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에도 직접적인 군사 대응을 자제해 왔다.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으며, 일부 언론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작전에 사우디가 참여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를 공식 인정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세력의 활동이 사우디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대응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선언한 뒤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했고, 사우디는 이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또한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도 사우디 석유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이어가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번 군사행동은 이란 본토와의 직접 충돌은 피하면서도, 대리세력을 통한 공격은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사우디의 ‘레드라인’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중동 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애니 제이컵스 비상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군사적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현재의 대응은 여전히 통제된 수준이지만, 이란과 그 대리세력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도 이번 공습이 사우디에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 더 깊은 군사적 관여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사우디의 이번 대응은 중동 분쟁이 미국과 이란의 직접 대결을 넘어 역내 국가들과 대리세력 간 충돌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사우디와 이란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이번 군사행동이 제한적 억지력 행사에 머물지, 아니면 새로운 확전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의 대응과 외교적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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