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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 비오 10세회 주교 서품 강행에 파문…교회 일치 놓고 갈등 심화

교황 승인 없는 주교 서품에 교회법 적용…고해성사·혼인성사 무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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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반대에도 강행된 성 비오 10세회 주교 서품식[AFP=연합뉴스. 재배포 및 DB 금지]

교황청 성 비오 10세회 파문이 공식 발표됐다.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 서품을 강행한 가톨릭 전통주의 단체 성 비오 10세회(SSPX)에 대해 교황청이 교회법상 최고 수준의 제재인 파문을 선언하면서, 교회 내부의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2일(현지시간) 신앙교리부 장관 명의의 교령을 통해 성 비오 10세회의 알폰소 데 갈라레타 주교 등 6명이 교회법을 위반해 자동 파문(자동 제재)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은 또한 성직자와 신자들에게 해당 단체의 분열 행위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으며, 성 비오 10세회 소속 성직자들이 집전한 고해성사와 혼인성사는 교회법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성 비오 10세회가 전날 스위스 에콘 신학교에서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 4명을 자체 서품한 데 따른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주교 서품이 교회의 일치와 사도적 계승을 유지하는 핵심 질서인 만큼 교황의 승인 없이 이뤄질 경우 중대한 교회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 비오 10세회는 이미 1988년에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를 서품해 파문된 전력이 있다. 이후 2009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화해와 대화를 위해 파문을 철회하면서 관계 개선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이번 자체 서품으로 다시 교회법상 제재를 받게 됐다.

1970년 프랑스의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가 설립한 성 비오 10세회는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혁 방향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표적인 전통주의 단체다.

이들은 현대 언어를 사용하는 전례 개혁과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와의 대화를 강조하는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즘) 등에 반대하며 전통적인 라틴어 미사와 엄격한 교리 해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성 비오 10세회는 전 세계 75개국 이상에서 약 750명의 사제를 두고 있으며, 약 50만 명의 신자가 이 단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파문은 단순한 징계를 넘어 가톨릭교회가 교회의 일치와 질서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둘러싼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전통을 지키려는 열정도, 시대와 대화하려는 노력도 결국 공동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서로 다른 신념이 충돌하는 순간일수록 교회는 단절보다 진실한 대화와 일치의 길을 더욱 깊이 모색해야 할 과제를 다시 마주하고 있다.

<저작권자(c)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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