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이스라엘 대신 걸프 지역 흔든 이란…저강도 연속타로 ‘소모전’ 유도 전략

고가 방공망 겨냥한 값싼 미사일·드론 파상 공세…지휘권 분산해 발사 속도 높여

PEP20260301299701009 P2
이란의 공격 당한 두바이 국제공항(두바이 EPA=연합뉴스) 2026년 3월 1일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요격된 후 떨어진 파편에 맞아 연기에 휩싸인 두바이 국제공항의 모습. (EPA/STRINGER) 2026.3.2.

이란이 보복 공습의 초점을 이스라엘 본토에서 걸프 지역으로 넓히며 전술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바레인·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미군이 주둔한 걸프 국가들의 민간·산업 시설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세는 단발성 고강도 타격보다 ‘가랑비식’ 연속 공격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개별 공격의 위력은 과거보다 낮지만, 지속성과 범위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두바이 국제공항과 카타르 도하 산업지구, 바레인 마나마 등에서 미사일과 드론 파편 피해가 발생했다.

FT는 이란이 값싼 구형 액체연료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먼저 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에마드 또는 샤하브-3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요격 과정에서 폭발한 정황을 근거로 들었다. 이 전략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운용하는 고가의 방공 요격미사일—예컨대 사드(THAAD), 애로(Arrow),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의 재고를 소모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저비용 무기를 대량 투입해 상대의 방어 비용을 끌어올리는 비대칭 전술이라는 설명이다.

이란은 지휘 체계 유연성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안보 전문가들은 이란이 전쟁 초기 통신·지휘망이 마비될 상황에 대비해 연대장급 이하 지휘관에게도 사전 승인된 목표 좌표에 따라 발사 결정을 내릴 권한을 부여했다고 FT에 전했다. 이는 공습 속도를 높이고, 상부 지휘부 타격 시에도 공격을 지속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대응 전략을 ‘발사체’가 아닌 ‘발사대’ 무력화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지금까지 이란 미사일 발사대 약 200기를 파괴했고, 발사 능력의 절반가량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은 지난해 충돌 이후 탄도미사일 재고를 다시 확충했으며, 전쟁 직전 약 2천500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FT는 전했다.

결국 이란의 계산은 명확하다. 걸프 국가들에 위기감을 고조시켜 역내 미국 우방국들이 미국·이스라엘의 작전 중단을 압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철통 방어’로 불리는 이스라엘 본토 대신, 상대적으로 취약한 주변부를 흔들어 전략적 균형을 재설정하려는 시도다.

이 전술이 소모전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확전의 단초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분명한 점은, 이번 충돌이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비용과 지속성의 싸움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작권자(c)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란 #이스라엘 #걸프 지역 #미사일전략 #중동정세 #소모전 #브릿지타임즈

spot_img
spot_img

최신 뉴스

트럼프 ‘연막전략’ 논란…공격 승인 직후 “큰 결정 남았다” 공개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여지를 남기는 듯한 공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실제로는 군사작전을...

英, 美에 기지 사용 승인…영·프·독 “필요시 대이란 방어 조치”

영국·프랑스·독일 정상이 이란의 중동 내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해 “필요시 대이란 방어적 조치를 취할 수...

스타머 “우크라, 걸프국에 이란 드론 대응 지원”…젤렌스키 “경험 공유”

영국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걸프 국가들의 이란 드론 방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spot_img
- Advertisement -spot_img

기사 더보기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