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_img

탈북민 재북가족 송금, 항소심 무죄…법원 “영리 목적 아닌 인도적 행위”

북한이탈주민의 날 선고…외국환거래법 적용 범위에 중요한 판단 제시

탈북민 재북가족 송금
북한 화폐 [기사의 내용과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2025.7.13 scape@yna.co.kr

북한이탈주민의 재북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 행위를 도운 탈북민에게 항소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영리 목적의 외국환 거래업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인도적 가족 송금에 대한 법원의 두 번째 무죄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14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탈북민 A씨의 항소심에서 1심의 벌금형 집행유예를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12월까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려는 탈북민들을 위해 자신과 중국 지인의 은행 계좌를 총 11차례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북한과의 공식 금융거래가 불가능한 현실에서 한국과 중국의 브로커 계좌를 거쳐 송금이 이뤄지는 구조였다.

그동안 정부는 대공 혐의가 없는 탈북민의 가족 송금을 인도적 차원에서 사실상 묵인해 왔지만, 2023년 전국적으로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러 탈북민들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과도한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경찰은 2024년 단순 가족 송금에 대한 수사를 중단했지만, 이미 기소된 사건은 재판이 계속 진행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외국환 거래업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며 외국환거래법상 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의 지원 아래 통일법정책연구회와 재단법인 동천, 법무법인 태평양 등이 공익소송 형태로 변론을 맡아 진행됐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1월 서울북부지방법원이 유사한 사건에서 탈북민 브로커에게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나온 두 번째 무죄 판단이다. 당시 사건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소송을 지원한 박원연 법무법인 로베리 대표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개별 사건에 대한 판단이지만, 북한이탈주민이 북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송금한 행위에 외국환거래법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북 간 공식 금융통로가 단절된 현실에서 재북 가족에게 생계비를 보내려는 탈북민들의 선택은 오랫동안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 왔다. 이번 판결은 법률의 엄격한 적용과 인도주의적 필요 사이의 균형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사례로 평가되며, 향후 관련 제도 개선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북한이탈주민 #재북가족송금 #외국환거래법 #인도주의 #남북관계 #탈북민 #사법판단 #브릿지타임즈

spot_img
spot_img

최신 뉴스

“나라를 지키는 것은 영광”…500명 하레디 청년, 반대 시위 속 IDF 입대

하레디 청년 500명의 IDF 입대가 이스라엘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종교와 병역 문제에 새로운...

미 핵항모 워싱턴함 중동 이동…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 커진다

미 핵항모 워싱턴함의 중동 이동이 현실화할 경우 인도태평양은 물론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신속 대응...

네타냐후 “영국 이슬람 공화국”…유럽의 이스라엘 비판 겨냥한 발언 논란

네타냐후 영국 발언이 외교적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영국을 ‘이슬람 공화국(Islamic...
spot_img
- Advertisement -spot_img

기사 더보기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