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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는 것은 영광”…500명 하레디 청년, 반대 시위 속 IDF 입대

토라의 삶과 국가에 대한 책임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초정통파 청년들…이스라엘 사회의 병역 갈등에도 변화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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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aredi father blesses his son as he enlists in the IDF. (Photo: Shomer Israel Association/Netzah Yehuda)

하레디 청년 500명의 IDF 입대가 이스라엘 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종교와 병역 문제에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약 500명의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 청년들이 텔아비브 인근 텔하쇼머의 이스라엘 방위군(IDF) 모병센터에 모였다. 일부 급진적인 하레디 시위대가 이들의 입대를 막기 위해 현장에 집결했지만, 청년들은 군 복무를 선택하고 모병 절차를 밟았다.

이번 입대자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300명은 헤츠 중대와 하스몬 여단, 네차 예후다 대대 등 종교적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부대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입대자들의 목소리에서는 기존의 하레디 사회가 군 복무를 바라보던 시선과 다른 변화가 감지된다. 하레디 신병 슈무엘 코헨은 “국가에 기여하고 우리 모두를 보호하는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디인 일릿 출신의 요세프 프리드먼은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입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형이 네차 예후다 부대에서 복무했던 이타마르 라인홀트 역시 가자 전쟁에서 싸운 형의 모습이 자신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개인의 신앙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공동체와 국가를 지키는 책임을 받아들이려는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레디 남성의 군 복무 문제는 이스라엘 정치와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갈등 가운데 하나다. 하레디 공동체는 오랫동안 토라 공부를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중요한 봉사로 간주하면서 병역 의무에서 사실상 면제되는 관행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장기간 여러 전선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병역 부담을 보다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졌다.

이 과정에서 하레디 병역 문제는 단순한 군사적 인력 확보를 넘어 ‘이스라엘 사회의 공동 책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확대됐다. 군 복무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종교적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제 전장에서는 하레디 병사들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에서 작전에 참여해 왔다.

특히 네차 예후다 대대와 하스몬 여단 등은 하레디 병사들이 종교적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군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전투부대뿐 아니라 군 복무와 토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틀이 마련되면서 하레디 사회 내부에서도 군 복무를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4년 당시 IDF 참모총장이었던 헤르지 할레비는 네차 예후다 대대를 방문해 하레디 병사들의 역할을 평가하면서 “이스라엘 방위군에는 더 많은 전투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토라 공부와 하레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안보에 기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병사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입대식에는 하레디 병역을 지지하는 정치인과 시민사회 인사들도 참석했다. 새로운 하레디 공공당의 모티 라이트너는 입대자들에게 하레디 지도부가 군 복무를 선택한 이들을 부끄럽게 여기던 시대가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 역시 입대자들을 환영하며 사회적 연대와 공동 책임을 강조했다.

물론 이번 움직임이 하레디 사회 전체의 태도 변화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주요 하레디 종교 지도자들은 군 복무에 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징집 문제를 둘러싼 시위와 정치적 충돌도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500명의 입대는 거대한 공동체 전체의 방향 전환이라기보다,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선택을 하는 하레디 청년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그러나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오랫동안 이스라엘 사회에서 ‘공부하는 사람’과 ‘싸우는 사람’이 서로 다른 역할로 이해됐다면, 이제 일부 젊은 하레디들은 그 둘을 반드시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신앙을 지키는 일과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 서로 배타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새로운 해석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공동체의 경계를 다시 묻는다. 누가 국가를 지키는가, 누가 희생을 감당하는가, 그리고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책임을 함께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하레디 청년들의 선택은 오랜 갈등 속에서도 공동체의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길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c)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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