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 휴전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전쟁의 상처 속에 머물러 있다. 휴전이 선언됐음에도 폐허가 된 도시와 열악한 위생 환경, 지연되는 복구 작업으로 인해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CNN은 5일(현지시간) 휴전 이후에도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이 심각한 생활고와 보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지난해 휴전 협정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최소 1,059명이 숨지고 3,42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집계했다. 특히 어린이 희생이 계속 발생하면서 휴전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복구가 지연되면서 수천 구의 시신은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최소 7,500명이 실종 상태로 잔해 속에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생활환경 역시 심각하다. 장기간 텐트 생활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부 기생충 감염과 각종 전염성 질환이 확산되고 있으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피난민 거주지역 대부분이 외부 기생충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식량 부족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구호물자는 쥐 등 해충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위생 환경 악화로 야생동물이 임시 거주지를 드나들면서 어린이들이 공격을 받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주거 복구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자시 당국은 약 2천500만 톤에 달하는 전쟁 잔해가 남아 있지만, 중장비 반입이 제한되면서 본격적인 철거와 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과 활동가들이 당나귀와 기존 장비를 활용해 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합의 이행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 철수와 하마스 무장해제 등 핵심 쟁점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3단계 평화구상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쟁이 멈추는 것만으로 평화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무너진 도시를 다시 세우는 일과 함께 사람들의 삶과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 뒤따를 때 비로소 진정한 평화가 시작된다. 정치적 협상과 안보 논의를 넘어 민간인의 생명과 일상을 우선하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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