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협력이 北 시장개혁 유인 약화”…美 연구원 ‘경제 회복의 역설’
스팀슨센터 리 연구원 "시장화 없이도 회복 가능…주민 생활 향상은 훨씬 어려운 과제"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경제 협력 확대로 경제 회복의 기회를 얻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시장 지향적 개혁에 나설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레이철 민영 리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북한경제포럼에서 북한의 대외 경제 여건이 코로나19 팬데믹 때나 대북 제재가 강화됐던 과거보다 유리해졌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리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경제적 기회의 개선은 북한이 시장 지향적 조치를 추진할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경제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면서 충분한 외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기업과 개인에게 더 큰 자율성을 부여할 이유를 거의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여건 개선이 현재의 정책 기조를 바꾸기보다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 회복으로 산업 원자재와 소비재, 장비 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는 군사 분야뿐 아니라 운송·물류 등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시장화 없이도 어느 정도 경제가 회복된 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개혁의 필요성이 줄었다는 진단이다.
리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2월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중앙집권적 통제와 국방 부문 우선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적극적인 경제 발전 계획을 제시한 점에 주목했다. 국가 목표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일부 시장 경제적 요소와 기업 재량권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시장 자율성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으로 수익과 기술·생산 경험을 얻더라도 그 혜택이 민간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자원 접근성 개선에 힘입어 상당한 시장 지향적 조치 없이도 경제를 회복하고 일부 분야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제도적 틀 아래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주민 생활 수준을 향상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