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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예산 9.3% 증액…‘미국 공백’ 노린 글로벌 영향력 확대

3년 만에 최대 증가…국방보다 빠른 외교 투자로 국제질서 주도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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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리창(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국무원 총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3.5 hjkim07@yna.co.kr

중국이 올해 외교 예산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리며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외교로 생긴 국제 질서의 공백을 중국이 외교력으로 메우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올해 외교 예산을 전년 대비 9.3% 늘린 709억7천500만 위안(약 15조2천억 원)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제출했다. 이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외교 예산은 꾸준히 확대돼 왔다. 2023년 12.2%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6.6%, 2025년 8.4% 늘었으며 올해 다시 증가폭이 커졌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기 집권 이후 ‘중국 특색 대국 외교’를 강조하며 국제 영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로 불리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외교 네트워크를 넓히고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경제·외교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SCMP는 이번 예산 확대가 미국의 외교 정책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해외 원조를 동결하고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위원회 등 일부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면서 국제기구 재정 분담금의 공백이 생겼고 중국이 일부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행사 등을 통해 우호 세력을 결집하려 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확대하는 등 국제 정세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외교적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글로벌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서 우호 세력 확보, 미중 기술 경쟁 속 외교적 지지 확보 등을 위해 이른바 ‘금전 외교’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목되는 점은 외교 예산 증가율이 국방 예산 증가율보다 높다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국방 예산 증가율은 약 7%로, 외교 예산 증가율인 9.3%보다 낮다. 이는 군사력뿐 아니라 외교 네트워크와 국제 거버넌스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리창 중국 총리는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하고 외부 환경 변화가 중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글로벌 동반자 관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국제 공평과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외교가 양자 관계 중심에서 지역 협력, 더 나아가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로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베이징외국어대학 추이훙젠 교수는 “중국 외교는 이제 국제 협력과 글로벌 거버넌스 개선까지 포함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일부 역할을 축소하는 가운데 중국이 외교 예산을 늘려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면서 국제 질서의 균형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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