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계기로 대외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중동 전쟁으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력 필요성은 강조하며 외교적 균형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 러우친젠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자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며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일본 정치권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러우 대변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대만과 관련된 잘못된 발언에 대해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국가 주권과 안보의 핵심 문제로 규정하고 있으며, 외교 관계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러우 대변인은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이 모든 대외 교류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중국은 동시에 미국과의 협력 메시지를 내놓으며 긴장 완화 신호도 보냈다. 러우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은 세계 두 대국으로서 서로 존중하고 평화 공존하며 협력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이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대립하면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며 평등과 상호 존중, 호혜의 원칙을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미중 간 전략적 충돌을 피하려는 중국의 외교적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양국 간 대화의 문을 열어두려는 의도가 담긴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양회에서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위기가 중국의 정책 논의 과정에서 일부 거론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중동 전략과 해외 이익 보호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에너지 공급망과 해외 투자 보호 문제가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이란과 에너지·군사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중동 전쟁의 장기화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푸단대 중동 전문가 쑨더강 교수는 “이번 양회의 초점은 중국 국내 경제 정책이지만, 이란 위기는 중국이 세계 질서 변화를 평가하는 데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양회에서 드러난 중국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만 문제와 같은 핵심 주권 사안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미중 관계와 중동 위기 관리에서는 협력과 안정이라는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격동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중국은 강경한 주권 수호와 실용적 외교 사이에서 새로운 전략적 좌표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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