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제와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이 같은 날 열리며 세계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장면을 목격했다. 미국에서는 건국을 축하하는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고,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군중이 거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반미 구호를 외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광장에는 하메네이를 비롯해 가족들의 관이 안치됐으며, 검은 옷을 입은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례식장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종교 음악이 이어졌고, 일부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는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으며, 미국 언론들도 장례식장이 깊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반면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적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는 전투기 에어쇼와 군악대 공연이 이어졌고, 밤에는 약 85만 발의 불꽃놀이가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며 수도의 하늘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성조기를 활용한 의상과 독립전쟁 시대 복장을 착용한 채 거리 축제를 즐겼으며, 곳곳에서 음악 공연과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 연설에서 미국의 역사와 군사력을 강조하며 “미국은 지난 250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의 희망과 빛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대이란 군사작전을 언급하며 미국의 군사적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두 나라 모두 폭염 속에서 국가적 행사를 치렀다. 테헤란은 35도 안팎의 더위 속에 물 분사 시설과 생수, 수박 등을 시민들에게 제공했고, 워싱턴 역시 38도를 넘는 폭염으로 일부 야외 일정이 조정됐다.
같은 날짜였지만 두 나라의 풍경은 전혀 달랐다. 한쪽에서는 국가의 탄생을 축하하는 불꽃이 밤하늘을 밝혔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도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눈물이 거리를 메웠다. 이러한 대비는 오늘날 국제질서가 단순한 군사력 경쟁을 넘어 서로 다른 역사와 기억, 가치관이 충돌하는 시대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갈등의 기억이 복수의 언어로만 이어질 때 평화는 더욱 멀어질 수 있으며, 지속 가능한 안정을 위해서는 힘과 함께 대화와 화해를 모색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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