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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격랑 속 유럽의 공백…‘미국 나홀로’에 밀린 EU 외교

에너지·난민 직격권에도 제한적 대응…“전쟁의 플레이어 아닌 방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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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당하는 테헤란[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전역이 긴장에 휩싸였지만, 유럽은 이번 사태에서도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폴리티코 유럽판은 안보·에너지·물류·난민 문제 등 유럽에 직접적 파장을 미칠 사안임에도 EU가 ‘구경꾼’에 가까운 처지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유럽연합(EU)의 공식 대응은 자제 촉구와 상황 주시, 역내 시민 보호 및 에너지 가격 불안정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주재로 집행위원단 회의가 열렸지만, 구체적 개입 방안보다는 ‘부정적 결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수준의 성명에 그쳤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U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한 외교관은 “정상적인 시기라면 미 행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이스라엘과도 성숙한 논의를 했어야 했지만 그런 통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EU가 주변적 역할로 제한돼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일방주의적 접근이 유럽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을 포함한 주요 외교·군사 결정에서 유럽을 사실상 배제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부 유럽 지도자들은 공습 개시 직전에야 통보를 받았고, 독일 총리조차 수 분 전 귀띔을 받는 데 그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시리아 공습에서 영국·프랑스와 공동 작전을 펼친 바 있지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베네수엘라·이란 문제 등 굵직한 사안에서 유럽의 참여 여지를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전 주미 영국대사 킴 대록은 “‘아메리카 퍼스트’는 이제 ‘미국 나홀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는 내용도 연합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도 미국 주도의 틀에 밀려났다. 중동 사태까지 겹치면서 EU는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오랜 화두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그 결정 과정에서는 소외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중동의 불길은 유럽 경제와 사회에 직접적인 파급을 미칠 수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 해상 물류 차질, 난민 유입 가능성은 모두 유럽의 내부 안정과 직결된다. 그럼에도 유럽은 아직 주도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유럽이 국제 질서 재편의 한복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혹은 계속 주변에 머물 것인지를 묻고 있다. 전쟁은 국경을 넘어 영향을 미치지만, 영향력은 준비된 쪽으로 기운다.

<저작권자(c) 브릿지타임즈.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럽 #EU #트럼프 #이란 #중동정세 #국제정치 #전략적자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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