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에서 시작된 군사 충돌이 유럽 인근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군사 대응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4개국이 지중해 동부의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전쟁의 파장이 유럽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5일(현지시간)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국·프랑스·독일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도 걸프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중동 동맹국 지원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원이 특히 방공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이 지역에는 수만 명의 이탈리아인이 살고 있고 약 2천 명의 이탈리아 군인이 배치돼 있다”며 “그들을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동 지역 동맹국 지원과 동시에 교민과 군사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탈리아군은 2014년부터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명분으로 쿠웨이트 알살렘 공군기지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 기지는 지난달 28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곳이다.
유럽 국가들의 군사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스페인·프랑스·네덜란드와 함께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며칠 내 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방공 임무를 수행할 프리깃함을 보내 프랑스 항공모함과 그리스 해군 함정과 함께 작전을 수행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이미 군사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합동참모본부는 미국과의 협력 차원에서 중동 지역 프랑스 군 기지에 미군 항공기의 일시적인 주둔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기들은 걸프 지역 동맹국 방어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이 빠르게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전쟁의 불씨가 유럽 인근까지 번진 상황이 있다. 지난 2일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에는 드론 공격이 발생해 항공기 격납고가 파손됐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는 동지중해에 군함을 추가 배치하며 대응 태세를 강화했다.
키프로스는 중동과 가장 가까운 유럽연합(EU) 국가로, 중동 분쟁이 유럽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전략적 전초기지로 평가된다.
전날에는 이란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튀르키예 영공 방향으로 날아가자 동부 지중해에 배치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공망이 이를 격추했다. 이 미사일이 미군이 주둔한 튀르키예 남부 인지를르크 공군기지를 겨냥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란은 튀르키예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 동맹국들에게 군사적·경제적 부담을 확대해 분쟁을 국제적 충돌로 확산시키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유럽 주요국의 군사 개입이 이어질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 방위 조항인 5조가 발동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토는 이미 “모든 동맹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동에서 시작된 충돌이 지중해를 넘어 유럽 안보 구조까지 흔들기 시작하면서 국제 질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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