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이 격화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 정부에 국산 미사일 방어체계 ‘천궁-Ⅱ’ 요격미사일의 조기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방공 전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한국 방산 체계가 실제 전장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UAE는 최근 한국 정부에 천궁-Ⅱ 포대를 계약된 납기보다 앞당겨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미 우리 군과 다른 계약국에 공급해야 할 물량이 남아 있고, 현재 중동의 군사 상황도 불안정해 포대 조기 납품에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이에 포대 대신 요격미사일이라도 조기에 공급할 수 있는지 요청했고, 한국 측은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2022년 한국의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계약을 체결해 천궁-Ⅱ 10개 포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2개 포대가 실전 배치된 상태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진 이란의 미사일 공격 당시 UAE에 배치된 천궁-Ⅱ도 미국의 패트리엇(PAC)과 이스라엘의 애로우 방공체계와 함께 가동돼 요격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UAE에 배치된 천궁-Ⅱ 포대에서 약 60여 발의 요격미사일이 발사됐고, 약 96%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실전 요격률 96%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미국 패트리엇 체계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며 “무인기와 변칙 기동 탄도미사일이 동시에 날아오는 복합 공격 상황에서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에서 방공 미사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미군과 동맹국들이 보유한 요격미사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다른 지역에 배치된 미군 방공 전력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과거 이란 핵시설 공격 준비 과정에서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킨 뒤 다시 한국으로 복귀시킨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과 사드(THAAD) 방공체계,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등을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한미 간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전력 운용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한미 양국은 연합방위 태세 유지를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방공 미사일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한국산 방공 체계가 실제 전장에서 성능을 입증하면서 국제 방산 시장에서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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