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긴장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동 원유 수송로 보호를 명분으로 시작된 요구는 최근 미국의 안보 지원을 거론하는 방식으로 확대되며 동맹국의 군사 참여를 강하게 촉구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보호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당시에는 각국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비교적 완곡한 요청 형태였다.
하지만 이후 발언은 점차 강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호르무즈 파병 요청 대상 국가를 더 늘리며 일부 국가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누가 도움을 줬는지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았다.
16일에는 압박의 논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를 언급하며 일본과 중국, 한국 등 주요 국가가 중동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일본과 한국, 독일 등에 상당한 규모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동맹국의 협력을 요구했다. 이어 “그들은 미국에 감사해야 할 뿐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제공해 온 안보 지원을 사실상 파병 요구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직접 언급하면서 미국의 안보 체제에 의존하는 국가들을 압박하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거론하며 협조 여부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스타머 총리가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발언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데다 북한 핵 위협 속에서 주한미군의 억지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미군 주둔 규모가 큰 국가로 미국의 안보 정책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한 수준의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추가 압박 카드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만큼 같은 문제가 다시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한 협력 요청도 이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와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여러 국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일본과도 외교·국방 채널을 통해 중동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동맹국의 군사 참여 문제와 함께 미군 주둔, 무역 정책까지 얽힌 외교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관세 정책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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