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팔레스티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몸담았다가 결별한 전 간부가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건 중대한 실수였고 결과적으로 하마스의 무장 투쟁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과거 하마스의 핵심 간부였던 아메드 유세프(76)씨는 5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에서 졌다. 모든 것을 잃었다. 무장 투쟁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10월7일 공격을 감행한 건 중대한 실수였다. 이는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에게 이 전쟁을 시작할 명분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유세프는 2024년 이스라엘 공격에 피살된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2006∼2014)를 지낼 때 고문으로 일했다.
그는 비교적 온건하고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가자지구를 방문하는 각국 외교관, 외신 기자들에겐 하마스의 대외 소통 창구로 여겨졌다.
이집트, 미국에서 공부한 공학자이자 정치학 박사인 유세프는 2010년대 들어 이슬람주의 운동 지도부와 견해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마스 전문가인 프랑스 학자 레일라 쇠라는 “그(유세프)는 정치 지도자들의 군사화를 비판하며 스스로를 주변화시켰다”며 “이는 2017년 야히야 신와르가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정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강경파인 신와르는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정치국장에 오른 인물로,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했다. 그 역시 2024년 10월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유세프는 신와르에 대해 “아마도 정치적 투쟁이나 외교를 믿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신와르와 그 주변 인물들이 “세상의 복잡성, 이스라엘과 초강대국 미국의 동맹관계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결과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한 채 섣불리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미국이 중재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1단계를 이행한 뒤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핵심 조건으로 하는 2단계로 접어들었지만 이행은 더디다.
유세프는 “많은 사람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마스 내부의 대학교수와 지식인들은 나와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망명 중인 정치 지도부 일부도 사적인 대화나 전화 통화에서 그렇게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장 조직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언젠가는 그들도 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세프는 “가자지구에 언젠가 정치적 삶이 다시 생겨난다면 하마스는 그 일부가 될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주도권을 되찾는다면 그들(하마스)은 권력 분점 체제의 일부가 될 수 있지만 더 이상 무장 저항 운동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마스는 조만간 신와르의 후임을 선출하고 조직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유세프는 그러나 무엇보다 “10월7일의 치명적 실수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내부 조사가 필요하다. 관련자들은 해임되고 법정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인이 스스로 하마스 군사 지도자들을 재판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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