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의 긴장이 지중해 동부로 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이 키프로스에 해군 전력을 보내기로 한 데 이어 튀르키예도 전투기 배치를 검토하면서 섬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와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방부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키프로스에 F-16 전투기 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키프로스 북부에 있는 튀르키예계 지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키프로스는 오랜 기간 분단 상태에 놓여 있는 섬이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친그리스계 장교들의 쿠데타와 튀르키예의 군사 개입을 거치며 남북으로 갈라졌다. 남부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키프로스 공화국으로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있지만, 북부는 튀르키예의 보호 아래 사실상 별도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군사 움직임은 최근 키프로스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 이후 본격화됐다. 이달 초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에 여러 대의 드론이 접근해 항공기 격납고가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해당 드론이 레바논에서 발사됐고 기종이 이란산이라는 점을 근거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유럽 국가들의 군사 대응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 유럽 4개국은 자국 교민 보호와 군사시설 방어를 이유로 키프로스 주변 해역에 해군 전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튀르키예까지 전투기 배치를 검토하면서 키프로스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섬이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라는 점에서 외부 군사력의 유입이 지역 갈등을 자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키프로스는 지리적으로 중동과 가장 가까운 유럽연합 국가로, 중동에서 벌어지는 군사 충돌이 유럽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전략적 완충지대로 여겨진다. 따라서 섬 주변의 군사 움직임은 단순한 지역 문제를 넘어 유럽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된다.
중동에서 시작된 전쟁의 파장은 이제 지중해로 번지고 있다. 키프로스의 하늘과 바다에 모이는 군함과 전투기는 전쟁이 국경을 넘어 확장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징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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