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야톨라 사망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이란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대한 법적 평가는 자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은 공습의 적법성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하면서 핵 비확산이라는 기존 원칙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서는 “상세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법적 평가를 삼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무성 역시 담화를 통해 이란의 핵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공습 지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 배경으로 제시한 핵 위협 문제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두고 다카이치 총리의 이달 중순 방미를 앞둔 상황에서 미일 결속을 의식한 메시지라고 해설했다. 지지통신도 일본이 핵 비확산 체제 유지라는 명분 아래 미국의 행동에 일정 부분 이해를 표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이란과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동시에 미국은 유일한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균형 외교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안보와 에너지 측면의 대비도 병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동 체류 자국민 대피를 위해 자위대의 신속 파견 태세를 갖췄으며, 이스라엘 체류 일본인을 위한 이동 수단도 준비 중이다. 이란에는 약 200명, 이스라엘에는 1천 명 이상, 아랍에미리트에는 약 5천 명의 일본인이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즉각적인 원유 수급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일본은 약 250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동에서 일본까지의 원유 수송에는 20~25일이 소요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하라 관방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집단 자위권 행사 요건인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상황이 그렇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는 안보 정책의 문턱을 넘는 사안이 아니라는 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일본 주요 언론은 정부보다 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공습을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로 지적했고, 요미우리 역시 의회 승인 없는 군사행동의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닛케이도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핵의 기억을 지닌 국가로서 일본은 비확산 원칙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동맹과 국제법,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자율성 사이에서 그 선택은 늘 단순하지 않다. 이번 사안에서도 일본은 강한 언어 대신 절제된 표현을 택했다. 그 균형이 앞으로의 중동 정세 속에서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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