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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여지를 남기는 듯한 공개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실제로는 군사작전을 승인한 사실이 드러나 ‘연막전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후 3시 38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로 명명된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명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통해 미 중부사령부에 전달됐고, 이튿날 새벽 이란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 승인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주로 향하던 에어포스원 기내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그 직전의 공개 발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에서 “이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렸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겠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그는 에어포스원에서 작전 개시를 승인했다. 이후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예정된 연설과 현장 방문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며 “우리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군사행동이 결정된 상황에서 여전히 고심 중인 듯한 메시지를 낸 셈이다.
연설 후에는 햄버거 체인점을 방문하고, 행사장에서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드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연합뉴스는 이를 두고, 외교적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듯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물밑에서는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과 군 수뇌부 타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고위 인사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시점을 파악해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지도부 제거에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약 1시간 만에 완료됐다”고 주장했다는 내용도 연합뉴스를 통해 전해졌다.
군사작전의 특성상 기습 유지와 전력 보호를 위해 공개 발언과 실제 결정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다만 이번 경우처럼 ‘결정이 남았다’는 공개 메시지와 실제 승인 시점이 거의 겹친 사례는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다. 전쟁은 총성과 함께 시작되지만, 때로는 말의 간극 속에서 먼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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