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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일, 대한민국 교정 역사에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났다. 여주에 문을 연 소망교도소는 단순한 수용 시설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랑과 회복의 공동체였다. 그곳은 죄와 형벌 사이에서 절망을 경험한 이들이 다시 ‘사람’으로 일어서는 곳이며, 교도소의 울타리를 넘어 가족과 사회, 더 나아가 세계로 확장되는 복음의 통로였다. 말 그대로 ‘사람을 살리는 교도소’이다.
오늘도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기도와 찬양이 울려 퍼지고, 자원봉사자의 헌신과 수용자의 눈물 속에서 ‘소망’이라는 이름이 현실이 되고 있다.

■ 복음으로 시작된 교도소, 교회와 세상의 경계에 서다
IMF 이후 과밀 수용과 재범 증가라는 국가적 위기를 목격한 한국교회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교회가 교도소가 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은 기도와 연합의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10년이라는 준비 끝에 명성교회를 중심으로 복음에 기반한 국내 최초의 민영교도소가 탄생했다. 이름도 뜻도 ‘소망’. 그 이름처럼 이 교도소는 죄인을 판단하지 않고, 죄 너머에 있는 인간의 가능성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이곳은 수용자에게 번호가 아닌 이름을 불러주는, 존엄을 회복시키는 곳이다.
■ 하루의 시작, 기도로 드리는 사명
소망교도소에서의 하루는 다르다. 각 과의 직원들과 형제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른 아침, 그들의 손에는 서류 대신 성경이 들려 있고, 입에는 보고 대신 간구가 담겨 있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는 고백은 단지 형식적인 선언이 아니라, 이곳을 지탱하는 믿음의 고백이다. 소망은 교도소가 아니라, ‘예배의 삶’이 흐르는 작은 교회이고, 매일의 경건회는 세상과 구별된 사명의 출발점이 된다.
■ 수용자 중심 인성교육과 문화의 공동체
‘형량’이 아닌 ‘성장’을 목표로 삼는 소망교도소는 매주 화요문화콘서트, 수요집회, 주일예배 등 다양한 문화·신앙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에게 감성의 문을 열어주고,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선물한다. 단지 노래를 듣고 강연을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인격이 자라나고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어떤 수용자는 말했다. “한 달, 두 달 문화행사를 접하다 보니, 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이는 문화가 복음과 만날 때 생기는 변화의 열매이며, 덕 있는 사람으로 다시 자라나기 위한 씨앗이기도 하다.

■ 회복의 중심은 가족, 로뎀나무에서 피어난 화해
이곳에는 ‘로뎀나무 홀’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지친 엘리야가 쉼을 얻었던 것처럼, 이곳에서 수용자들은 가족과의 만남을 통해 위로받고, 끊어졌던 관계를 회복한다. 특히 아동 친화적 가족접견실은 장난감과 따뜻한 색감으로 꾸며져 있어, 아이들이 교도소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부모와 눈을 맞출 수 있도록 배려되었다. “그들은 다시 나갈 사람들입니다. 가족과 사회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라면, 교도소는 단절이 아닌 연결의 공간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소망교도소가 공간 하나하나에 사랑을 더하는 이유이며, 진정한 교화의 출발점이 바로 관계의 회복이라는 철학이 담긴 실천이다.
■ 한 걸음, 한 문장에 담긴 회복의 여정: 테마 거리
소망교도소 한켠에는 수용자들의 시와 그림이 전시된 ‘테마 거리’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무너졌고, 어디서 다시 일어설 것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문장으로 남지 않는다. 그것은 회개의 고백이고, 회복의 다짐이며, 하나님 앞에 드리는 진실한 시편이다. 그 거리의 끝엔 ‘양과 목자’, 그리고 ‘양치기 개’가 그려져 있다. 강아지는 양을 때로 불편하게 만들지만, 결국 그들을 살리는 존재다. 고난이 바로 그런 존재일 수 있음을, 하나님은 그렇게 설명하지 않으시고, 대신 그림으로 우리에게 알려주신다.
■ 복음만이 진짜 사람을 바꾼다
이곳에서는 매일 점심 자발적인 기도회가 열린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찾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각자의 자리에서 모여 눈물로 중보하며 회개하며 기도한다. 복음은 단지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을 바꾸고, 사람을 바꾼다. 출소 후 전도사가 된 이, 신학교에 진학한 이, 한때 “나는 죄인이 아니다”라고 외치던 이가 눈물로 “나는 죄인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하게 되는 그 자리, 그 중심에는 언제나 복음이 있다.

■ 자원봉사자, 무명의 순례자들
매주 자비를 들여 소망교도소를 찾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이 사역의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다. 그들은 후원을 받지 않고도, 교통비와 간식비까지 스스로 마련하며 오직 “살아나는 한 사람”을 위해 달려온다. 이들의 헌신이야말로 형제들에게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감각을 되살리며, 결국 회복의 불씨가 된다. “지식보다 중요한 건 ‘삶’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살아내는 것을 보여줄 때, 그들은 믿기 시작합니다.”
■ “소망은 내 인생의 친정입니다”
십계명을 읽다 처음으로 죄인임을 깨달았다는 어느 수용자는, 이제 “소망은 내 인생의 친정”이라고 고백한다. 성경을 읽으며 울고, 기도를 읊조리며 죄를 자각한 그 눈물은 형벌로는 얻을 수 없는 진실이다. 그 진실이 바꾸는 것은 ‘판결’이 아니라 ‘방향’이다. 그 방향은 오직 예수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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